안녕하세요.
오늘도 초등 영어 교수법에 대해서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여러 가지의 교수법들에 대해 이전까지 다루어 왔는데, 어떤 것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오늘은 조금 더 특이한 교수법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합니다.
바로 청화 식 교수법, ALM 교수법입니다.
이 교수법이 특이한 이유는, 바로 심리학 이론 중 하나인, 행동주의 심리학과 결부된 교수법이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행동주의 심리학을 언어 교육학에 그대로 적용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알아본 교수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전에, 행동주의에 대해서 잠깐 짚고 넘어가 볼까요?
행동주의란 뭘까요?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는 ‘파블로프의 개’ 실험이 있겠습니다.
심리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그 실험이죠.
종을 칠 때마다 먹이를 주었더니,
나중에는 종을 치기만 해도, 먹이를 떠올리며 침을 흘렸다는 아주 유명한 일화입니다.
이 간단하고 재미있는 실험을 통해 행동주의가 말하고 싶었던 이론은 아주 간단합니다.
바로, 학습은 습관이다. 라는 것입니다.
습관이 들어야 학습을 한다…이런 감동적인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행동주의에서는 바로 학습 = 습관, 방정식으로서의 같음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학습은 습관이고 습관이 된 것만이 학습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을 아주 중시했습니다.
내적인 변화를 관찰할 수 없자, 행동으로 나타난 것만을 학습 완료의 징표로 삼았습니다.
아주 학습을 단순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죠.
이런 원리에 의해서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학습을 유도하는 방법은,
긍정적인 행동을 했을 때 (학습의 결과를 보였죠?) 긍정적인 보상을 제공해 (어려운 말로 정적 강화라고 합니다)
행동을 즉, 습관을 유발하고,
부정적인 행동을 했을 때에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해,
그 행동을 지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다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자, 간단하게 행동주의에 대해서 설명이 끝났으니,
다시 청화 식 교수법으로 넘어가 볼까요?
이 교수법이 적용된 청화 식 교수법, ALM은 풀어서 설명하면 Audio-Lingual Method입니다.
듣기와 말하기가 같이 묶인 교수법이죠.
어? 이거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 않으시는가요? 듣기와 말하기가 같이 병행된다?
언뜻 느끼기에는, 저번 포스팅에서 다루었었던, DM, 직접 대화 방법과 같은 결이라고 생각됩니다.
거기에서도 듣기와 말하기, 발음의 정확성을 강조했었으니까요.
청화 식 교수도 듣기와 말하기를 강조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듣기-말하기, 이렇게 한 쌍을 강조한 것입니다.
괜히 -, 대시 기호가 붙은 것이 아닙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지금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 방법은, 아주 빨리 외국어를 습득해야 했던, 외국 파견 병사들 및 나라별 요원들을 위해 발명된 교수법입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냉전 시대 때 이런 다른 나라로 파견된 요원들이 많았다고 하죠.
그 요원들은 다른 나라에 가서 정보를 빼내 와야 했습니다.
그럴라치면, 그 나라의 사람인 척 해야만 했고, 그 나라의 사람인 척 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을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언어를 그 나라 사람만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머리가 백발인 사람을 보고 외국인인가? 싶다가도,
그 사람이 저, 여기 청평역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해요? 라고 자연스럽게 물어보면,
모든 의심을 거두고, 아 한국인이구나, 생각하듯,
그 나라 사람들도 긴가민가한 상황에서 그 사람이 프랑스어를, 독일어를, 러시아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한다면 아 우리나라 사람이구나,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각 나라들은 굉장히 조급했습니다.
자국의 요원들이 이른 시일 내에 외국어를 습득했어야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바쁜 사람들에게 책 펼쳐놓고 번역하라고 할 수도 없고,
비밀 요원을 가르쳐 줄 다른 나라 강사를 구해줄 시간도 없으며,
그들에게 어학연수를 다녀오라고 해놓고 기다려줄 여유는 더더욱 없었습니다.
그러던 찰나, 심리학 분야에서는, 행동주의 심리학이 대유행하면서, 학습의 정설처럼 여겨지게 됩니다.
각 국가들은 이거다, 싶었던 것이죠.
목적은, 외국어로 대화만 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외국어 대화 지문을 주고, 그것을 통째로 암기하게 합니다.
대화만 되면 되니까, 누가 물어봤을 때 대답을, 자연스러운 억양과 말투로 할 수 있으면 된다 아닙니까?
그래서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대화문을 몇십개 던져 주고는,
그것을 그-대로 학습하게 했습니다.
그냥 비슷하게 대답하게 했다, 수준이 아닙니다.
잘 쓰이는 대화문을 던져 놓고는,
그것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외우고, 발음, 억양, 말투, 발음 길이까지 정확히 흉내 내게 했습니다.
이게 왜 행동주의와 연관이 있냐고요? 있습니다.
행동주의에서 학습=습관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학습을 통해 외국어를 배운 요원은 이제 외국에 직접 나가 대화를 할 때 어떻게 할까요?
이 대화문과 비슷한 상황을 접할 때마다, 이 대화문과 똑같은 언어가 오갈 때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그럴듯한, 정답인 답을 얘기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아주 정확한 억양과 말투로요.
한 국가의 요원들이니 머리는 또 오죽 좋았겠습니까.
그러니 여러 가지 필요한 대화문, 작전에 필요한 대화문들을 던져주고는,
그것을 반복해서, 외울 때 보상을 주고, 못 외우면 벌을 주는 방식으로 외국어를 단기간에 교육 시켰던 것입니다.
그래서 듣기와 대화가 한 몸이 된 것입니다.
이 교수법에서 중요한 것은 듣기’만‘도 아니고, 말하기’만‘도 아닙니다.
듣기와 말하기가 합쳐진 ’대화문‘입니다. 이게 이 교수법의 가장 핵심입니다.
대화문, 문단 전체를 통째로 암기한다는 것. 습득하는 것. 그것을 입에서 툭 튀어나올 때까지, 마치 대사 외우듯 외우는 것.
그것이 이 교수법의 핵심입니다.
언뜻 들으면 어처구니없다고 생각이 될 수 있겠지만, 요새도 꽤 많은 영어 공부 서적에서 이런 내용들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똑같은 구문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익히다 보면 입이 트이고, 귀가 트인다, 어디선가 들어본 내용들 아닙니까?
그리고 또 하나, 이 ’대화문’이라는 단어와 더불어 이 교수법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가 있는데 바로 ‘drill’이라는 단어입니다.
반복 연습이라는 뜻이죠. 행동주의에서 반복적인 보상과 훈련을 중요시 여겼듯, 여기서도 반복적인 구문의 연습을 중요시 여겼습니다.
그래서 똑같은 구문을 주고, 화자와 청자를 바꾸거나, 단어를 조금 바꾸어 연습 시키는 등, 여러 가지 방식의 드릴을 시도했습니다.
자, 정리하자면,
1. 이 교수법은 단기간에 듣기와 말하기를 자연스럽게 익히기 위해 고안되었다.
2. 필요한 대화문(맥락)을 발췌해 와서
3. 드릴, 즉, 반복적으로 암기하게 시켰다. 입니다.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우리가 배우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아직도 가끔 사용되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흔히 배우는 ‘chant’를 아시나요?
노래는 아닌데, 랩도 아닌 것이 오묘하게 부르는 내레이션의 일종을 말합니다.
그런 챈트에서는 주어지는 문장 자체는 단순합니다.
예를 들어 It’s on the table, 이런 식으로 문장이 간단하게 주어집니다.
이 챈트에서는 in, out, next, over, 등의 단어를 바꾸어가면서 아이들이 따라 부르게 만듭니다.
이 챈트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싶은지 눈에 보이시나요? 맞습니다. 바로 위치 지시어를 배우게 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간단한 문장을 배울 때는 드릴이 매우 효과가 좋습니다.
반복적으로, 주입식으로, 그러나 무의식적으로 흥얼거리다 보면, 어느 새 문장 구조가 어색하지 않게 머리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장점과 동시에, 단점도 반드시 존재합니다.
첫 번째. 일단, 문법 번역 식 교수법 보다는, 훨씬 맥락을 갖추었지만, 여전히 탈맥락적이라는 것입니다.
대화문 하나만 가지고 왔다고 해서, 모든 맥락을 알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두 번째, 이게 재미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데,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재미있는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분석하는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계속 챈트나 부르고, 심지어 똑같이 외우는 것만 반복적으로 시킨다고 해봅시다.
재미가 있겠습니까? 재미가 상당히 없습니다.
단순하게 암기만 하면 끝나는 내용이다 보니, 왜 이런지 궁금증을 해결할 길도 없고,
어떤 때는 a를 붙이고, 어떤 때는 the를 붙이는지 통 설명해 주지 않고, 그냥 이렇게만 하면 돼, 라고 하다 보니 너무 지루해집니다.
당연합니다.
언어의 흥미보다는, 빠른 학습을 추구했던 교수법에서 탄생했으니, 재미가 없을 수밖에요.
그리고 이 문제가 단순히 학습의 동기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효율도 떨어지게 합니다.
단순히 암기했던 것은, 언젠가는 까먹게 마련이니까요.
실제로, 외국어를 배웠던 요원들도, 잠깐 바짝, 자기 능력을 이용해 기억해서 써먹고는, 나중에는 거의 다 까먹고, 못 쓰고 그랬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단기간에 효과가 있는 방법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 같습니다.
지금까지, Audio-Lingual Method에 대해서 배워봤습니다. 듣기 - 말하기 교수법은 단기간에만 최대한의 노력을 다할 때만 효력을 발휘한다는 점, 그래도 가끔 초등 교과에서 유용하게 쓰일 때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다시 현대로 넘어와, 현대의 최신 교수법들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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