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에 발생한 교수법입니다.
오늘은 초등 영어 교수법의 최신 유행, WLA 교수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어로는 총체적 교수법이고, 영어로는 Whole, Language, Approach, 입니다.
끝의 Approach라는 단어는 Method, Response와 같이 교수법을 뜻하는 단어이고,
중요한 것은 whole, Language, 라는 단어들이죠.
총체, 언어라는 단어들이 중요한 것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을 너무 돌아왔다는 생각도 들 수 있습니다.
당연히 언어라는 것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가 다 중요합니다.
이 모든 것을 다 골고루 조금씩 배워나가겠다는 것이 이 방법의 핵심입니다. 당연한 말입니다.
한국어를 배울 때도 이 모든 것을 다 가르치지 않습니까?
지금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는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이전 교육과정 교과서에는 확연히 드러나죠.
듣기, 말하기, 쓰기, 듣말쓰라고 줄여 부르던 국어과 교과서가 있었던 것을 기억하십니까?
지금 국어과 교과서가 그냥 ‘국어’라고 부른다고 해서, 이 모든 것을 안 다룬다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이 모든 것을 다 따로따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통합해서, 한 활동을 통해서 복합적으로 가르친다는 것을 더 명확히 드러내기 위해서 일부러 그런 단어를 빼버린 것이죠.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당연한 것을 가르치기 위해서 정말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문법에만 치중했다가, 듣기와 말하기에만 치중했다가, 발음에만 치중했다가, 결국에는 이 모든 것이 다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죠.
왜 이 당연한 것이 가장 최근에 발명되고, 현대에 들어서야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냐,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놀랍게도 모든 학문이 대부분 그런 추세였습니다.
도덕과 과목만 해도 그렇습니다.
도덕과 과목의 역사는 그야말로 ‘도덕’이 무엇인가, 에 대해서 온갖 학자들이 토론하는 역사였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도덕은 지식이다, 도덕은 습관이다, 도덕은 정서이다, 도덕은 의무감이다, 도덕은 행동이다, 도덕은 의도이다. 등등…
수많은 학자들이 수많은 도덕이란 이런 것이야, 라고 이야기 하다가,
결국 최근에 와서야, 모든 것이 합쳐진 것이 도덕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도덕을 가르친다는 것은 도덕적인 인지(지식) + 도덕감(정서) + 도덕적인 행동(습관) 모두 가르치는 것이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죠. 나이와 발달 단계에 따라 무엇을 더 집중해야 하는 지는 조금 다르겠지만
(초등학생의 경우, 도덕의 이유를 이해하기는 조금 어렵기 때문에, 행동을 먼저 가르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른 과목들도 사실 별반 다를 것 없습니다. 그러니 영어도 마찬가지인 것이죠.
어느 한 부분에 치우쳐서 가르쳤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다가,
아, 모든 부분을 다, 즉,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를 모두 가르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지요.
지금까지의 방법들이 그 모든 것을 담지 않았다는 것도 인정한 것이고요.
그리고 ‘총체적’이라는 말에는 또 하나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바로,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라는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한 활동에서 모든 영역을 다 다룬다는 뜻이죠.
이게 사실 총체적 교수법이 핵심입니다. Whole의 핵심이죠.
모든 영역을 따로따로 배우는 것은, 사실 이 교수법을 반만 적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을 ’통합‘한 상태로 교육한다는 것이죠.
한 가지 활동 (여기서 한 가지란, 한 세트, 한 차시를 의미합니다. 학습의 유의미한 한 블록)에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가 다 담겨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학생들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다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것은 예를 들면 이해하기가 더 쉽습니다.
예를 들어서, 학생들이 where is the bus station? 이라는 구문을 배우게 하고 싶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저번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TPR 교수법에서는 어떻게 가르칠까요? 맞습니다.
버스 정류장을 포함한 여러 가지 장소 표지판을 교실에 세워두고는, Go to the bus station, 이라고 하고 직접 찾아가게 만들겠죠.
그러면 총체적 교수법에서는 이것을 어떻게 다룰까요?
우선은 영상 매체와 함께 대화문을 들려줍니다. (듣기)
학생들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화면에 등장하는 그림과, 학생들의 손짓, 말투를 통해
대략 오늘 배울 활동이 방향, 장소에 관한 것이구나, 라는 것을 인지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교사가 이 문장의 뜻을 알려줍니다. 그리고는 바로 역할극으로 들어갑니다.
실제로 길을 물어보는 행인, 답해주는 행인이라고 가정하고는, 짝을 지어서 서로 물어보고 답하게 합니다. (듣기와 말하기)
조금 더 재미있게 하려고 하면,
실제로 표지판을 교실에 세워두고는,
실제로 행동으로 길을 물어보는 행인 역할인 친구를 버스 정류장이라고 쓰인 표지판으로 이끄는 활동까지 할 수 있겠죠 (TPR)
그리고는 자리에 앉게 한 후, 마지막 활동으로 어떤 할머니에게 쪽지를 받은 상황을 가정하는 것입니다.
그 쪽지에는 where is the school이라는 문장이 적혀있습니다. (읽기)
그리고 학생들에게 이 쪽지에 글씨를 적어서, 할머니께 답을 해드려야 한다는 상황을 제시하는 것이죠.
그러면 학생들은 그 쪽지에 it’s over there. 이라는 문장을 써서(쓰기) 교사에게 제출합니다.
이렇게 하면 그날의 학습이 끝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표면적으로 한 것은 역할극과 쪽지 쓰기였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학생들은 이미 모든 언어 영역을 맛본 것입니다.
듣기와 말하기도 하고, 행동으로 완벽히 이해 정도도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문장도 보고, 자신이 직접 쓰기도 했죠.
실제로 수업 한다면 맥락과 개연성을 조금 더 다듬어야겠지만,
어쨌든,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한 활동 안에 모든 영역이 조금씩 다 들어가는 것, 이것이 총체적 교수법의 핵심입니다.
여러분은 이 교수법이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완벽한 교수법이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사실, 이렇게 가르치는 것이 현대 초등 영어에서는 보편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수업 커리큘럼이 이렇게 짜여 있고,
대부분의 영어 전담 교사분들은 한 단원, 한 단원을 이런 식으로 가르치려고 노력 하십니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는 이 교수법에도 단점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 품이 많이 듭니다.
매 수업을 이런 식으로 계획해서 가르치려면, 얼마나 힘이 들겠습니까?
표지판, 실물, 그림, 영상 등등…준비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그 자료들이 일회성으로 쓰인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그 자료들은 딱 그 차시의 수업을 위해서만 쓸 수 있고,
그다음 수업에서는 또 그에 맞는 실물 자료들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 차시의 영어 수업만 하루 종일 준비한다면, 그것이 가능하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고, 다양한 차시의, 다양한 학년의 영어 수업을 한꺼번에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매번 이렇게 하기 힘들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효율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죠.
그리고 두 번째, 깊이 있는 학습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총체적 교수법의 장점이자 단점이죠.
모든 영역을 건드리기는 하지만, 한 분야를 깊게 학습해야 할 때도 있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어 말하기만 한 시간 내내 수업해서, 말하기 능력을 기르게 하고 싶다든가,
한 시간 내내 편지 쓰기 활동을 통해, 쓰기 능력을 향상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한 활동을 깊게 파 내려갈 때, 학생들이 그 분야에서 가지고 있던 오류를 교정하기도 쉽고요.
하지만, 이 총체적 교수법에서는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모든 분야를 조금씩 짚고 넘어가기 때문에, 어떤 분야에도 깊게 파고들 수 없습니다.
학생들이 문법적인, 말하기 발음적인, 단어 철자적인 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한다고 해도,
그것을 왜 틀렸는지 심도 있게 짚고 넘어갈 시간이 없습니다.
바로, 다음 활동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깊이 있는 학습을 하기 어렵다는 것도 이 학습의 단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모로 다양한 분야를 가볍게 접해야 하는 초등 영어에서는 최선의 교수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의 수업을 이렇게 진행하되, 정말 필요한 부분에서 가끔 깊이 있는 학습을 진행한다면,
학생들이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로써, 저번 듣기, 말하기에 치중한 TPR을 보완하고자 나온 최신 교수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흐름을 위해 가장 최근의 교수법을 먼저 설명하였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의사소통에 치중한 여러 교수법에 대해서 더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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